읽어, 본 거 리뷰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 에쿠니가오리

혜안수 2020. 7. 3. 13:00

 

원작보다 한글판이 표지가 더 나의 에쿠니스러워,** 욕조안의 저 여자 연화닮았어

 

 

연화에게 말한 적이 있었던가. 택배요정보다 더 나를 설레게 하는 문자요정이 하나 있다고 말이야. 

예스24에서 <에쿠니 가오리> 신간 소식 알림 문자가 내겐 복권 당첨같은 횡재야. 

 

5월 말이었던 것 같아. '한동안 밖으로 나가고 싶다' 의 신간 발매 알림 문자를 받은 건. 

출시 예정작을 얼른 예약 주문을 걸어놓고, 기다림에 하루하루 지칠까 일부러 무심하게 신경을 꺼버린 척 했어. 

 

그리고 일주일이 흘러 도착한 <한동안 밖으로 나가고 싶다>!

이 책은 에쿠니가오리의 에세이집이라 하지만, 그녀의 일기와 같은 책이야. 

에쿠니 가오리 팬이라면 이 책은 가오리의 일기장을 훔쳐볼 수 있는 어마어마한 행운을 잡는 티켓이라고도 볼 수 있을걸. 연화가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해 아쉬워. 분명 좋아했을텐데..

 

지난 번 캠핑 후 카톡으로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아. 에쿠니는 아무래도 깨어있는 것 같다고. 모든 감각이. 

그러지 않고서야 이 모든 일상의 순간과 작은 것들을 이렇게 묘사할 수가 없어. 이 여자 - 일반인(제 정신인 사람)은 아닌 것 같아. 후훗

 

내가 이 책을 한 뉴스레터에 기고를 했는데, 일본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독자에게 컴플렌인이 들어왔다나봐. 흥치뿡이지?

기분이 어찌나 안 좋던지.. 긴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감동과 행운을 나누고 싶어서 나름 고심해서 쓴 글이었는데 그런 피드백이 오고, 담당자가 다음부터는 이런류의 추천은 제외한다는 공지를 했을 땐 괘씸했어. 

당시엔 기분이 무척 상했지만 뭐 이제는 참 아무것도 아닌 일에 사람의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싶다. 유치하게 말이야. 

 

연화는 내 글을 못 봤을테니까 여기에서 슬쩍 공개할게.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 

만약 연화가 이 책을 보았다면, 아마 마지막 장을 다 읽기 전까지는 출발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피엔스가 아니라 이 책을 선물로 보내줬어야했던 것 같아. 바보같이, 

연화랑 같이 이 책을 읽고 더 주절주절 대화를 나누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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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은 호텔아프리카, 일드는 심야식당, 영화는 아멜리에 - 제 취향은 이렇답니다. 혹시 ***멤버분들 중에서 저랑 취향 비슷하신 분이 계시다면 기쁜 소식이 있어요! 우리들의 일상을 홀리게 만들어 줄 책이 나왔거든요.

 

 에쿠니 가오리의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가 발간되었습니다. 맛집에서 번호표 뽑고 오래 기다리는데 내 번호가 전광판에 뜨는 그 아싸가오리! 기분 아시죠? 에쿠니 가오리 신간 안내 문자가 제겐 딱! 그렇답니다.

 

 왜냐하면 ‘이제 며칠동안 나의 일상이 소설 속 같겠구나’ , ‘잠옷처럼 편한 글을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소소한 행복이 시작되는 기쁨이거든요. 그녀의 은유는 뿌옇게 지루해진 일상을 새로운 풍경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이번 신간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 이런 책을 읽는 동안 어디에 있든, 뭘 하고 있든, 혼의 절반은 그쪽 세계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시 펼칠 때면, 그쪽으로 가는 느낌이 아니라, 그쪽에 돌아온 느낌이죠. 그걸 좋아해요” (p37,38 - 에쿠니 가오리 |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中)

 

네, 이 책이 제겐 딱! 그런 책이에요.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스러운 일기장 같은 에세이집입니다. 은유를 좋아하시고, 주말에 푹신한 빈 백에 파묻혀 마시멜로우가 되어 쉬고 싶으시다면 에쿠니 가오리의 은유에 취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

 에세이를 조금 발췌하여 맛보기로 전하며 저는 다시 저 쪽 세계로 돌아갈래요.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열세살에서 열다섯 살. 그날들에 대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고독입니다. 그릇장 속에 있지만, 사용되지 않는 그릇처럼 고독했죠……………………….모든 것을 스스로 느낄 것. 그릇장에서 나왔을 때, 그것들이 기본 체력이 됩니다” (p37,38 - 에쿠니 가오리 |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中)